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58

6. VS 원숭이 손발을 가진 재규어 전사 오키나의 휠체어가 바다를 가로지르면서 달린다. 돌고래 요정들은 점점 줄어들면서 멀리서 작은 섬이 보이기 시작한다. 섬에 점점 다가갈수록 울창한 열대 숲이 보였고, 어느덧 섬에 다다르니 카카오 열매가 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것이 보였다. 슬슬 해안가에 다다르자 휠체어는 공중에 살짝 뜨면서 섬의 안쪽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오키나는 쇼콜란드의 정문 앞에 도착했고 그 앞에는 문지기 재규어 전사가 있었다. 재규어 전사는 마쿠아후이틀이라 불리는 몽둥이로 땅을 울리며 소리쳤다.  “멈추시오!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환상향의 비신.”  “오, 재규어 전사로군. 실물로 보게 될 줄이야.”  “별 감흥 없는 목소리입니다만?”  “무슨 소리냐, 요수 재규어 전사는 실제로 처음 보는 거라고. 원숭이의 손과 발 치.. 2024. 4. 27.
5. VS 용을 사칭하는 거대 악어 드넓은 푸른 바다, 멀리서 보면 평소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둘 중 어느 것이 신기한지 모를 것이다. 바다 위를 달리는 휠체어, 아니면 이와 동행하는 듯한 날개 달린 미니 돌고래들. 휠체어로 바다를 질주하는 마타라 오키나는 새삼 이 돌고래 요정을 보고 감탄한다.  “요정은 분명 그 지역에 사는 ‘고등 생명체’의 모습을 따라하거나, ‘고등 생명체’가 없으면 나비 등 곤충의 형상을 취할 터인데……. 이제는 요정들이 돌고래나 범고래를 ‘고등 생명체’로 여기는 것 같구나. 어쩌면 이제 침팬지나 까마귀, 돼지의 형상을 한 요정들도 나타날 수도 있겠어.”  자세히 보면 돌고래 요정들 외에도 일반적인 돌고래도 보이는데, 어느 순간 도망친건지 자취를 감췄다. 오키나의 휠체어 밑에 재빠른 어두운 .. 2024. 4. 25.
4. 파르시와 니토리와 사탕 버블 정갈한 길을 따라 구릿빛 건물을 향해 다가가니, 건물은 공장답게 상당히 투박했지만 벽을 덮고 있는 구리 금속판은 나름 깔끔하게 평평했다. 불을 쓰는 공장인데도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지 않길래 니토리는 의아하게 여겼다. “공장이고 굴뚝도 있는데 매연이 안 나오네요?” “오늘은 관람객이 오느라 특별히 운영하지 않습니다. 관람객이 왔을 때 공장을 운영하기에는 다소 위험하거든요. 아, 참고로 그래서 여기의 공장장도 오늘은 쉬고 있습니다.” “그럼 직접 돌아가는 것은 못 보는 거네요? 아쉽게시리.” “그래도 전력과 마력만으로 돌아가는 설비들도 있으니, 볼거리가 부족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 모두들! 이 곳이 바로 쇼콜란드의 사탕 공장입니다. 사탕수수, 사탕무 등 각종 재료로 설탕과 가지각색의 사탕을 만들어내는 곳.. 2024. 4. 22.
3. 하타테와 풀케 폭포 다리 컨테이너 상자 안에서의 대소동이 끝난 후 유카리와 일행이 밖으로 나오니 폭포와 이어져 있는 은빛 호수에 뱀의 머리가 달린 녹색 배가 정박하고 있었다. 배는 뒤에 달린 두개의 물레바퀴로 움직이는 듯 했고, 여러 손님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배보다는 후룸라이드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이다. 마술사가 배에서 빈둥대던 요정들에게 손짓하자, 요정들은 일행이 배에 탈 수 있도록 측면 문을 열고 물레바퀴를 마법으로 작동시킬 준비를 시작했다. “자, 여러분, 신비의 풀케 폭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풀케라는 액체는 용설란으로 만든 술이며, 시고 달달한 맛이 어린이들에게도 알맞습니다. 아, 물론 어린이들은 가능하면 안 마시는 게 좋지만요. 그리고 이 폭포 뒤의 무지개빛은 얼핏 보면 그냥 평범한 LE.. 2024. 4. 21.
2. 루미아와 금단의 프로틴 초콜릿 “그나저나, 으리으리하구만.” “진짜 초콜릿과 사탕으로 된 놀이공원이라니, 두근거려요!” “아니, 놀이공원이 아니라 공장일텐데. 그리고 이 문은 놀랍게도 일종의 로즈 골드와 미스릴의 합금 같아.” 유카리의 일행이 위브르 썬더클랩이라는 마술사를 따라 카카오 숲을 둘러보는 사이, 사나에와 니토리는 먼저 초콜릿 공장 정문에 도착하여 문을 살펴보고 있었다. 사나에가 뒤따라오는 일행에게 손을 흔들며 얼른 들어가고 싶어하는 심정을 알리고 있지만 니토리는 눈 앞의 기묘한 합금 문을 만져보려 했다. 그러자 벽을 덮고 있는 카카오 숲에서 갑자기 무언가가 튀어나와서 니토리의 손을 향해 전쟁에나 쓰일 법한 나무 둔기를 휘둘렀다. “으악! 이게 무슨 짓이야?!” “더러운 손으로 문에 손 대지 마라!” 둔기를 휘두른 거한이 소.. 2024. 4. 20.
1. 달콤한 마술사의 방문 “하아, 귀찮다.” 낮은 탁자 위에 각종 책과 종이가 어지러져 있다. 어떤 책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 된 듯한 동양의 고서인 것 같으면, 어떤 책은 이제 갓 내용을 채워가는 바깥 세계의 공책 같았다. 기다란 금발을 포니테일로 묶은 야쿠모 가의 당주, 유카리는 낮은 탁자 앞에 앉아 있었다. 대신 틈새를 활용하여 탁자 앞 빈 공간에 의자를 만들어서 등을 기대고 있었다. 유카리는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다 다시 자세를 바로잡고 공책에 계산식을 써가며 메모하고, 정리된 내용을 깔끔하게 빈 종이에 작성하였다. “분명 인요 관련 행정 업무는 란한테 다 떠넘겼는데도 왜 이렇게 할 일이 많다냐. 오키나 녀석은 말만 도와준다 해놓고 또 어디 싸돌아다니는 거야……. 잠깐만, 카카오 열매가 벌써 떨어졌다고? 원래대로면 아직 두달.. 2024.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