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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환상향견문록-추가본/보도금지기록서

9. 발문(Epilogue)

by 판타스웜 2024. 1. 21.

※ 해당 내용은 보도금지기록서에 기록된 내용이 아닌, 전지적 시점에서 다루는 이야기입니다.

 

이 곳은 모리야 신사의 침실, 카제하후리 코치야 사나에는 아직 목욕 중이라서 없다. 모리야의 두 신, 야사기 카나코와 모리야 스와코가 단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스와코: 저기, 카나코. 이전에 그 인간 신문사에 이야기했던 <폭로거리 심어두기 대작전> 말이야.

 

카나코: 응, 그게 왜? 아니 것보다 그렇게 무슨 애들 장난인 것 마냥 말하지 마. 나름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건데.

 

스와코: 그거 말이야, 실패할 가능성은 일부러 이야기 안 한 거지?

 

카나코: 실패할 가능성?

 

스와코: 모르는 거야? 그 작전의 유일한 약점.

 

카나코: 약점이라면……?

 

스와코: 언론 보도 쪽을 장악하고 있는 텐구 조직이 작정하고 ‘정보 홍수’ 작전을 써서 폭로된 진실을 압도적인 양의 언론 보도와 미디어물로 묻어버리는 것 말이야. 근래에 자리 잡은 텐구 조직의 정보국장이라면 이런 여론 전술은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카나코: 아, 그거? 거기서 그렇게 나오면 끝장나는 거지.

 

스와코: 그럼 안 되잖아? 완벽히 텐마 녀석한테 패배하는 건데?

 

카나코: 아니, 끝장나는 게 우리가 아니라 환상향이라고.

 

스와코: 환상향이?

 

카나코: 용신님이 그런 추잡하고 현대식인 정치 전술을 허용할 리가 없잖아.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정치 싸움 놀이도 어디까지나 근세 수준의 로직이지만, 환상향의 존재 의의와 어긋난 현대식 정치 전술을 들여오면 용신님은 현재 환상향을 포기하고 초기화한 다음, 새롭게 환상향을 만들려고 하겠지.

 

스와코: 그렇군……. 그런데 환상향 초기화가 그렇게 쉬운 거였어?

 

카나코: 주변의 다른 용신님들한테 도와달라 하고 같이 밀어버리면 금방 끝나니까. 아무튼 텐마 녀석도 이런 건 알고 있으니까 정보국장이 뻘짓하려 하면 알아서 통제하겠지.

 

스와코: 그러면 다행이군. 다행이겠지…….

 

별 걱정 없는 카나코와 달리 스와코는 내심 걸리는 것이 있었다. 과연 텐마가 그렇게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인물인가? 만약 텐마가 정치 싸움에 밀리느니 모두가 공멸하는 방안을 택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만약 텐마가 자신이 유리하게 용신의 환상향 초기화를 막아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다면 어떻게 되는가?

 

스와코는 계속 생각해봤지만 결국 당장 고민해봤자 의미가 없다고 생각이 들어서 이내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