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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 외래신요금화/동방당혹극계

6. VS 원숭이 손발을 가진 재규어 전사

by 판타스웜 2024. 4. 27.

 오키나의 휠체어가 바다를 가로지르면서 달린다. 돌고래 요정들은 점점 줄어들면서 멀리서 작은 섬이 보이기 시작한다. 섬에 점점 다가갈수록 울창한 열대 숲이 보였고, 어느덧 섬에 다다르니 카카오 열매가 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것이 보였다. 슬슬 해안가에 다다르자 휠체어는 공중에 살짝 뜨면서 섬의 안쪽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오키나는 쇼콜란드의 정문 앞에 도착했고 그 앞에는 문지기 재규어 전사가 있었다. 재규어 전사는 마쿠아후이틀이라 불리는 몽둥이로 땅을 울리며 소리쳤다.

 “멈추시오!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환상향의 비신.”
 “오, 재규어 전사로군. 실물로 보게 될 줄이야.”
 “별 감흥 없는 목소리입니다만?”
 “무슨 소리냐, 요수 재규어 전사는 실제로 처음 보는 거라고. 원숭이의 손과 발 치고는 유독 두텁군.”
 “지금이야 문지기나 하는 요수에 불과하지만 옛날의 저는 수백년간 현역 전사였습니다.”
 “그래서, 당연하겠지만 날 막아서겠다는 것이지?”
 “물론입니다. 그리고 태양신님으로부터 스펠 카드 룰과 탄막 배틀에 대해 들었습니다. 확실히 비신님은 큰 그림을 보실 줄 아는 전술가시군요. 하지만……. 강적에만 몰두하다보니 다른 적들을 철저히 조사하지 않았다는 점, 후회하게 해드리겠습니다! 태양신님 부탁드립니다!”
 “그 기세, 훌륭하군. 전투 개시!”

 전투가 시작되자 재규어 전사가 두꺼운 원숭이 팔로 흑요석이 박힌 나무 둔기를 높이 들어올리며 외쳤다.

 “아위소틀 재규어헤드, 재규어의 머리를 걸고 당신을 쓰러트리겠습니다!”
 “그리 말해도 얼마나 소중한 걸 거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마쿠아후이틀 블라스트」!”

 재규어 전사의 마쿠아후이틀이 지면에 수직으로 박히자, 그 나무 둔기에 박혀 있는 흑요석 파편이 붉은 빛을 그리며 발사되었다. 그리고 오키나를 전방위로 감싸면서 날아왔다. 오키나는 손쉽게 차원문으로 피하려고 했으나, 그 사이에 재규어 전사가 코 앞까지 접근하더니, 팔의 원숭이 털 속에 숨겨져 있던 글라디우스 두 자루를 꺼내서 오키나에게 휘둘렀다. 오키나는 갑작스런 근접 쌍검 공격을 피하느라 몇몇 흑요석 파편에 맞았다. 오키나가 실제로 느끼는 아픔은 미미하지만 아즈텍의 태양신은 이를 세고 있는 듯 했다.

 “재규어 전사면서 금속 검이라니!”
 “결국 더 유용한 무기가 있으면 쓰는 게 인지상정! 그리고 마쿠아후이틀도 장식품은 아닙니다! 「코아틀라말리나(용뱀의 밧줄)」!”

 재규어 전사가 쌍수 검으로 몰아붙이는 사이, 원숭이 꼬리가 땅에 박혀 있던 마쿠아후이틀을 가지고 와서 오키나를 향해 휘둘렀다. 단순해보였던 나무 몽둥이는 재질이 바뀌면서 늘어나 오키나를 꽁꽁 묶으려 했다. 오키나는 빈틈을 노리고 아슬아슬하게 바닥에 만든 차원문으로 떨어지면서 공격을 피했다. 오키나는 하늘 위로 떨어지면서 칼을 뽑아들었다.

 “싸움은 확실히 잘 하는구나. 그렇다면 탄막 검술이 무엇인지 보여주마! 비의, 「칠성검」!”

 마타라신이 춤추듯이 나풀거리며 칼 하나로 재규어 전사를 계속 내리치면서 제압하는 사이, 일곱개의 광선과 무수한 별 모양의 에너지 파편이 하늘 위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재규어 전사는 자신이 광선을 향해 밀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오키나의 한손 검 난무를 쌍수 검으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마타라 신이시여, 안타깝게도 당신의 탄막에 비해 검술은 그냥저냥인 것 같습니다만?”
 “후후후, 목적은 그래도 다 했느니라. 흑요석 조각이 더 안 보이지 않느냐?”
 “과연……. 젠장. 하지만 그렇다고 질 생각은 없습니다! 「댄싱 몽키 클로」!”

 아위소틀은 방망이였던 덩쿨을 내려놓고, 손에 들고 잇던 두 글라디우스를 오키나를 향해 던졌다. 오키나가 적의 칼을 팅겨내자, 칼 대신 클로가 아위소틀을 노렸다. 이 와중에 팅겨낸 두 칼은 땅에 떨어지지 않고 계속 오키나 주변을 배회하면서 기습을 노렸다. 오키나는 기회를 잡기 위해 적의 맹공을 막다가 아위소틀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면서 동시에 스펠 카드를 사용했다.

 “이하, 「이상 맹서의 초토」!”

 스펠 카드가 발동되자, 오키나의 주변 땅이 매서운 불에 붙으며, 그 불이 점점 번지기 시작했다. 하필 그 때 넘어져서 지면에서 몸을 구르고 있던 아위소틀 재규어헤드는 전신에 불이 붙으면서 불을 끄기 위해 해안가로 달려갔다. 오키나는 도망치는 문지기를 보고서는 불타고 있던 땅을 원상복귀 시켰다. 오키나는 드디어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후, 별로 강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어려운 상대였군요.”
 “그렇다네. 몇 백년 지나고 나면 신수로 승급시켜주고 싶네만 아직은 어쩔 수 없지.”
 “요수에서 신수로 ‘승급’시켜준다니, 내가 모르는 방법이라도 있는 건가…….”
 “그러고보니 환상향의 비신이여, 문을 열어주기 바라는가? 나름 인외가 만지면 감전되는 주술이 깔려있는지라.”
 “그냥 벽 너머로 날아가면 되지 않나요?”
 “보통은 번개로 넘어오는 침입자를 공격할텐데, 지금 용신은 딴짓하느라 바쁠테니 그래도 괜찮겠군.”

 오키나는 무난하게 쇼콜란드의 벽을 넘어 드디어 내부로 진입했다.


 한편, 환상향에서는…….

 “레이무! 의사 양반! 부상자들이 도착했어! 여기 얼른 치료가 필요해!”
 “바로 갈게! 에이린, 벌써 쇼콜란드에 갔던 일행이 돌아왔나봐.”
 “마리사가 다급하게 오라고 하는 것을 보니 상태가 영 좋지 않겠군요. 바로 치료 준비를 하겠어요.”

 영원정에서 하쿠레이 신사까지 그럭저럭 되는 거리를 날아온 둘은 신사 앞마당에 굴러다니는 5명의 환자를 발견했다. 하나는 이상한 망령에 씌인 것 같고, 하나는 다리가 부러져 있었고, 나머지는 쇼크나 충격으로 기절했다. 레이무가 망령을 제령하는 사이, 에이린은 나머지 넷을 치료하기 위해 레이센 및 부하 토끼들과 함께 의료 천막을 설치하고 치료를 시작했다. 먼저 제령 의식을 마친 레이무는 별 기억이나 충격이 없는 듯한 루미아를 신사에서 내보내고 첫 시술을 마치고 나온 에이린과 이야기를 했다.

 “사나에랑 나머지는 어때?”
 “좀 쉬면 금방 나을 거예요. 하타테는 다시 다리뼈를 교정하고 붙이긴 해야 하지만, 이번에 특별히 달의 의료기술을 사용하려고 해요. 인간이면 심각한 문제였겠지만 요괴여서 그나마 다행이죠.”
 “역시 그 때 황금빛 문을 쓰는 것을 보고 불안한 예감이 들었었는데 바로 따라갔어야 했어.”
 “그렇지는 않아요.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었을 수도 있어요.”

 레이무는 비신도 그렇고 에이린도 그렇고 자신을 계속 말리는 것에 대해 언짢아 한다.

 “혹시 내 지금 실력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거야? 용신하고 겨루기에는?”
 “아뇨, 오히려 상성을 생각하면 그 비신보다 레이무나 사나에가 용신과 싸우는 데에 더 최적화되어 있죠. 이기기도 더 쉬울 것이고요.”
 “하지만 사나에는 쓰러진 상태로 돌아왔잖아.”
 “반대로 생각해야 해요. 사나에는 후면에서 가한 일격으로 기절한 상태로 즉시 환상향으로 돌아왔어요. 사나에만큼은 용신이 정면으로 상대하기 껄끄러워서 다른 이를 통해 바로 기절시키고 야쿠모 유카리에게 이들을 환상향으로 보내라고 했을 것입니다. 만약 일행 중에 사나에가 없었다면 아예 환상향으로 돌려보낼 생각도 안 했을 수도 있죠.”

 “나나 사나에의 상성이 용신과 싸우기에 더 유리하다는 건 그럼 무슨 말이야?”
 “당신과 사나에는 먼저 근본적으로는 무녀고 인간이죠. 뭐, 사나에는 정확히는 현인신이지만 아무튼 지금은 인간이니……. 일단 용신은 태고의 지모신이나 자연신으로부터 힘을 계승하여 일정 지역의 물과 공기, 생명, 그리고 이와 연관된 것, 그러니까 어지간한 모든 것을 관리하도록 탄생했죠. 따라서 역시 하나의 생명인 인간과 싸우게 되면 제대로 힘을 발휘하기 부담스러워 할 것입니다. 자신의 본질과 어긋나니까요.”
 “이전에 유일신을 추종하는 천사들이 인간과 싸울 능력은 매우 약하지만 요괴와 싸울 능력은 매우 살벌하다고 들은 것과 비슷하군.”
 “그 정도의 구속력은 아니지만 비슷한 맥락이죠.”

 “....... 두번째로, 무녀는 본래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신의 노여움을 풀어주고 듣고서 전파하는 역할도 합니다. 두분은 솔직히 평소 행적은 무녀보다는 퇴마사 같지만 말이죠.”
 “거 미안하게 됐수다!”
 “여기서 재밌는 점은 보통 무녀는 여기서 끝인데, 저 카제하후리나 하쿠레이의 힘을 지닌 당신처럼 강력한 무녀는 신의 약점을 파고들어 되려 ‘혼내줄’ 수도 있습니다. 용신도 이에 해당되고요.”

 “그런데도 나 대신 비신 그 녀석이 굳이 외국 용신과 싸우러 갔단 말이지.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는 어느 정도 알겠어. 하쿠레이의 보안관은 열심히 환상향을 지켜야 하고 환상향 밖에서 잘못 행동했다가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는 거지. 하지만 뭔가 불안해. 그 녀석이 떠날 때 처음으로 그 녀석이 두려움에 떨고 있던 것 같아. 비신이 그 용신과 싸울 때 승산이 있는 거 맞지?”
 “있다면 있겠지만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아니예요. 용신이라고 다 같은 용신이 아니듯이, 아즈텍의 용신은 비록 바다를 다스리는 용신들이나 중원과 중화 일대를 다스리는 황룡처럼 강력한 권능을 지닌 것은 아니지만 전사로서의 전투력 만큼은 그 어떤 강력한 용신과도 겨뤄볼 수 있을 거예요. 반면 비신은 전투에 특화된 것도 아니고 용신 중 상대적으로 순수 힘은 약한 편인 환상향의 용신에게도 힘이 밀리니까 용신과 단순한 정면 대결은 승산이 없죠.”
 “그 정도면 통상적인 방법이 아니어도 이기기 힘든 거 아냐?”
 “힘들지만 승산은 있을 거예요. 스펠 카드 룰과 탄막 배틀을 이용한다면 직접적인 힘 겨루기가 아닌 두뇌와 민첩성을 겨루는 게임이 될테니까요. 비신은 전사 용신의 야성과 민첩함을 두뇌로 극복할 계획이겠죠.”
 “헤에, 만약 스펠 카드 대전이라면 내가 도와주러 가는 것도 좋은 방법 아닐까?”

 마리사가 레이무와 에이린의 대화에 끼어들었지만, 에이린은 그녀를 호되게 꾸짖었다.

 “택도 없는 소리 마요. 용신이 인간을 해칠까봐 우려하는 건 어디까지나 친환경주의자가 개미를 밟지 않도록 조심하는 정도입니다. 아무리 어른과 아이가 싸우는 꼴이고 어른이 그 아이한테 봐주는 상황이라 해도 자신의 발 밑에 있는 개미까지 미처 신경 쓸 수 있을까요?”
 “아니, 이래뵈도 각종 강력한 인외랑 겨뤄본 적 있는데 그래도 그렇지 개미라니!”
 “그리고 애초에 비신 입장에서 용신과 싸울 때 스펠 카드 룰을 사용하여 탄막 배틀을 적용하려면 역으로 이전에 겨루게 될 용신의 하수인과도 똑같이 나홀로, 탄막 배틀로 맞서야 해요. 용신 앞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비록 비신 입장에서 더 불리하더라도 말이죠. 그러니까, 마리사 양, 허튼 생각하지 마세요! 이래뵈도 이 전투는 야쿠모 유카리의 복귀 여부, 즉, 환상향의 존속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영원정 입장에서도 중요한 전투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