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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 환상향견문록/환상향에서 살아남기

0. 서문

by 판타스웜 2022. 10. 10.

 <환상향견문록 - 환상향에서 살아남기>는 환상들이로 들어와 환상향의 인간 마을에 정착한 외래인들이 신문사 <표류자들의 눈>을 차려 발간한 서적이다. 해당본은 바깥 세계에서 살다 온 사람 입장에서 환상향이 어떻게 보이는지를 객관성을 일부러 포기한 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다만 아직은 히에다노 아큐, 야쿠모 일가 등의 검수를 받지 않았기에 이 서적을 함부로 읽으면서 얻게 될 불이익은 당사 <표류자들의 눈>이 책임지지 않는다.

 

 해당 서적의 부제를 보면 환상들이를 할 예정인 자들이 보기에 가장 좋을 것 같지만 아마 바깥 세계에 유통되는 일은 없거나 있다 쳐도 극히 제한적일 것이다. 그러나 실은 이 책의 극초반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인간 마을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전제를 깔고 이야기를 풀어가기에 해당 책은 갓 환상향에 정착한 외래인에게 주로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다소 뜬금없지만, 이 책을 읽게 될 많지는 않아도 최근 점점 늘고 있는 외래인 동포들에게 이 말을 남긴다. 근래 우사미 스미레코라는 ‘여고생 초능력자’가 환상향 토착민들에게 바깥 세계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환상향에 남기로 결정한 우리 대부분은 그녀의 말이 그저 행운아의 편협한 식견이라는 것을 잘 알 것이다. 바깥 세계는 소수의 행운아나 선택받은 자들에게는 지상 낙원과 다를 바가 없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에게는 텐구의 갑갑한 위계 질서 사회보다 더욱 숨이 막히는 곳이며, 때로는 지옥의 영장원보다도 잔인한 곳이다. 만약 가까운 환상향 토착민 중에 이를 알지 못하고 바깥 세계로 떠나려고 작정하는 자가 있다면 필히 말리기를 바란다. 바깥 세계가 신원 불명의 근세 사람을 얼마나 잔혹하게 몰아세울지는 우리 모두 상상할 수 있으리라.